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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덕업일치의 삶’ 예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문화전문기자 윤하정 동문

  • 조회수 408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10-27
  • 문화전문기자 윤하정 동문(식품영양학과 96) 인터뷰



라디오에서 신청곡이 흘러나오면 사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웃고,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최신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대학 시절. 윤하정 동문(식품영양학과 96)은 공연과 예술을 즐기던 대학생이었다. 졸업 후에는 문화부 기자가 되어 공연장과 미술관을 누비며 글을 썼다. 말 그대로 ‘덕업일치’. 하지만 예술을 가까이할수록 더 깊이 알고 싶은 갈증이 생겼다. 결국 30대 중반에 안정된 일상을 뒤로하고, 유럽 각지의 공연장과 축제로 발걸음을 옮겼다.


윤 동문은 공연의 본질을 ‘사람’과 ‘아날로그 감성’에서 찾는다. 공연은 결국 사람을 이야기하는 예술이라는 그의 말처럼, 무대 위에서 전해지는 진솔한 감정과 순간의 울림은 어떤 기술로도 대신할 수 없는 힘을 가진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 윤하정 동문이 마주한 공연과 사람의 힘을 숙명통신원이 전한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말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는 윤하정입니다. 최근 취재로 청파동을 지나치며 오랜만에 숙대 캠퍼스를 봤는데, 이렇게 선후배님들께 인사드릴 기회가 생겨 더욱 반갑습니다.


그런데 학번을 얘기하려고 하니, 시간의 무게가 느껴지네요. 96학번이거든요. 그때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점점 보편화되고, 멀티플렉스가 생기던 무렵이었어요. 그럼에도 손으로 쓴 편지와 원고를 주고받던 기억, 학교 주변 레코드점과 서점에서 보낸 시간을 떠올리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함께 공존하던 참 멋진 시기에 대학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2. 동문님은 현재 문화전문기자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대학원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실 만큼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문화전문기자가 되신 스토리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성당과 KBS에서 합창단으로 활동하며 또래가 접하기 힘든 음악을 많이 들으며 자랐어요. 라디오 음악방송도 즐겨 들었고, 20대에는 가수들의 콘서트에도 많이 갔죠. ‘좋아하는 걸 이야기하고 싶다’라는 갈증은 대중에게 무언가를 알리는 진로로 이어졌어요. 문화부 기자로 일했고, 출입처가 바뀔 때도 관련 분야 방송을 자청하거나 외부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예술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습니다. 


기자는 무언가를 취재하면서 더 넓고 깊게 알아갈 수밖에 없는데요. 세계적인 페스티벌, 유명 공연장과 미술관을 접하며 호기심은 점점 커졌고, 휴가 때마다 유럽으로 축제와 공연을 찾아 떠났습니다. 2000년대만 해도 인터넷을 통해 지금처럼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던 시절은 아니었다 보니, 몇몇 자료를 토대로 보물섬에 찾아가듯 간 적도 있어요. 그렇게 어렵게 찾아간 페스티벌 현장은 그때까지 경험한 모든 것을 초월한 모습이었고, 제 사고와 지식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지, 세상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 깨닫게 만들어줬죠. 매해 찾아가다 보니 정보는 더 많아지고, 보고 싶은 건 많은데 유럽은 너무 멀고 휴가는 짧은 현실 속, 결국 30대 중반에 퇴사하고 유럽으로 날아갔답니다.


석사과정은 우리나라에 돌아온 이후 밟게 됐는데요. 직접 현장을 찾아 관련 기사를 전하면서 문화예술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문학, 음악, 미술, 건축은 정치, 경제, 종교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시대상과 사회상을 담고 있죠. 서로 영향을 미치고 다른 모습으로 파생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대학원에서는 모든 걸 아우르는 차원에서 예술학을 전공했고, 저만의 경험에 이론을 엮으며 큰 퍼즐을 맞추는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파격적인 브레겐츠 페스티벌 

아비뇽 페스티벌


3. 퇴사하고 유럽 공연 여행이라니, 공연예술을 향한 동문님의 애정이 정말 깊다는 걸 새삼 느껴요. 그 여정이 동문님께 남긴 흔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여행 체질도 아니고 지도도 거꾸로 볼 정도인 제가 30대 중반에 기자라는 나름 든든하고 인정받던 업을 뒤로 하고 장기간 유럽여행에 나선 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예전 방송사 국장님이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셨을 정도예요. 


물론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놓친 것도 분명 있지만, 개인적으로 얻은 게 훨씬 많았거든요.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꼼꼼히 준비해도 돌발 상황은 꼭 생기고, 그 순간을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하죠. ‘유럽 공연 여행’이라는 주제 안에서, 세세한 일정 속에서, 빈번한 돌발 상황 속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며 책임지는 과정을 이어나갔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나에 대한 믿음’을 얻을 수 있었죠. 


유럽에서 돌아온 뒤 <공연이 좋아 떠나는 유럽>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등의 시리즈 책을 펴냈는데요. 페스티벌을 찾아다니고, 공연과 축제에 관한 책을 출간하는 건 제가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일들입니다.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실행한 성취감은 정말 컸고, 그때 두려움을 딛고 펼친 열정과 실행력, 그리고 자긍심은 지금도 어떤 상황에서든 제게 가장 든든한 에너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페스티벌을 찾아, 어느 기차역에서


4. 현재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문화와 출판 분야를 담당하고 계시는데요. 문화전문기자의 하루는 어떤 모습인지, 일상 루틴이 듣고 싶어요.


담당하는 분야만 각기 다를 뿐, 여느 기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제 책상과 메일함에 쌓이는 책과 다양한 보도 자료를 살펴보고, 다른 기사나 방송도 검색하면서 취재 아이템을 찾아요. 가톨릭평화신문은 종교 매체라서 사회적인 달력과 함께 교회력도 염두에 두고요. 이때 주어진 것만 취재하지 않고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새롭게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앞서 얘기한 것처럼 문화예술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사회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취재 단계에서는 기획사나 제작사, 소속사 등의 담당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현장에 나가기도 하고, 예술가들을 인터뷰하기도 합니다. 보통 문화예술 분야는 미디어콜이나 프레스콜, 제작발표회 등을 통해 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노출하는 자리가 있지만, 개별적인 인터뷰를 하려면 따로 섭외해야 하는데요. 유명 배우나 연주자 등은 일정을 맞추는 게 쉽지 않고, 특히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경우는 섭외 자체가 어렵습니다. 기획사에 홍보사, 소속사를 거치다 보면 통화만 수차례 하다 불발되기도 해요. 어렵게 취재를 마치면 이 힘겨운 과정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기사로 잘 풀어내고, 평화방송 TV뉴스 리포트로 제작하기도 합니다.


기사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기사를 위해 처음부터 반복이에요. 그야말로 루틴이네요. 그래서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열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 관심 있는 분야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계속해서 배우는 재미도 중요하고요. 우리가 경험하는 대다수 서양 예술은 뿌리와 학문적 기반이 유럽에 있고, 또 가톨릭과도 깊은 관련이 있죠. 덕분에 저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도 열심히 알아가며 저만의 퍼즐을 맞추는 재미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퍼즐을 많이 맞췄다 싶으면 계속해서 더 커지네요.


가톨릭평화방송 신달자 시인 인터뷰 장면


5. 숙명여대 교육방송국 SBS 출신이시라고요. KBC 앵커와 tbs 방송기자로 방송국에서 활동하셨던 이력도 있으시죠. 그때의 시간이 동문님께 어떤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시나요?


숙명여대 교육방송국 SBS 31기로 보도부장까지 맡았어요. 방송제와 가을음악제를 ‘요원’들과 함께 만들었지요. 당시 SBS 요원증도 있어서 오빠가 ‘FBI나 CIA 요원이냐’라고 놀렸던 기억이 나네요. 솔직히 학부 때 학점 관리는 못했는데, 방송 활동은 무척 열심히 했습니다. 수습 기간에는 선배들의 방송을 모니터링했고, 방학에도 교육을 받고, 매일 기획하고 취재하며 기사도 쓰고 영상도 만들었어요. 그 3년의 시간이 졸업하자마자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방송기자로, 지금의 문화전문기자로 일하는 데 든든한 토대가 되어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경험들은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말해 힘들어도 열정으로 버틸 수 있는 분야가 어떤 건지 알려준 과정이었어요. 동시에 책임과 협업에 대해 배웠고, 현안에 맞게 취재하고 섭외하고 글로 풀어내는 훈련을 했습니다. SBS에서 했던 일이나 지금 기자로 활동하는 일이나, 그 기본은 같거든요. 덕분에 프로 세계에 나와서도, 회사에 속해 있을 때도,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지금도 스스로 최선을 다하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숙명여대 교육방송국 SBS 방송제 당시의 사진

 

6. 채널예스에서 <윤하정의 공연세상>을 연재하며 많은 연출가와 배우들을 만나 인터뷰하셨죠. 숙명통신원으로서 저희도 상대의 마음을 열고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비결과, 좋은 인터뷰 기사를 쓰는 동문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한 수 배우고 싶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관심과 듣는 자세입니다. 인터뷰는 그 사람의 ‘지금 퍼포먼스’를 토대로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거니까요. 공연을 보지 않고 제작진이나 배우를 만난다면 뻔한 질문밖에 할 수 없습니다. 흥미로운 대화를 이끌어가려면 해당 공연 뿐만 아니라 공연계 전반, 그 제작진이나 배우와 관련된 많은 것을 아는 게 유리하겠죠. 이건 단기간에 채울 수 없으니까 평소 꾸준한 관심과 공부가 필요하고요. 


그리고 준비한 질문을 빠짐없이 하는 것보다 인터뷰이의 답변을 주의 깊게 들으면서 그 안에서 결정적인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해요. 그건 그 대화 현장에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고, 말씀하신 진솔한 이야기와 색다른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요. 



7. 지금까지 진행하신 취재 가운데 특별히 인상 깊었던 공연이나 인터뷰 경험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최근 출간한 <30일밤의 뮤지컬>에 그간 인터뷰했던 배우들의 이야기도 기록했는데요. 사심이 드러나는지, 편집자가 ‘000 배우 좋아하시죠?’라고 묻더군요. 요즘 종편 드라마나 OTT 영화 등이 많아지면서 공연장에서 만났던 배우들이 화면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새록새록 당시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인터뷰이를 꼽자면 정성화 배우입니다. 지금이야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뮤지컬배우지만, 2010년 이전에는 개그맨 이미지가 강해 뮤지컬 무대에서도 감초 역할을 주로 담당했는데요. 그런 그가 <맨 오브 라만차>를 통해 정극 배우로 인정받으며 일약 뮤지컬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다양한 작품의 주인공을 꿰차며 지금까지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죠. 


 무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있던 이미지를 없애는 것이 훨씬 힘들기에 그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고 수많은 오디션에 도전했다”라고 답하더군요. “하고 싶다고 말만 하는 건 정말 하고 싶은 게 아니”라고요. 그 말을 제 모니터 앞에 적어뒀던 기억이 납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방법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제가 유럽 공연 여행을 단행한 단초가 되기도 했답니다.



8. 기자로서 바쁜 활동을 이어오시면서도 꾸준히 뮤지컬 관련 책을 집필해 오셨어요. 최근에는 뮤지컬 인기작 30편을 총망라한 <30일 밤의 뮤지컬>도 출간하셨는데요. 동문님께 공연예술이 가진 매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방송과 공연은 ‘Live, 날것’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준비한 것을 정해진 짧은 순간에 드러내야 하죠. 디지털의 힘을 빌리지만 결정적으로 오롯이 사람이 전하는 매력도 있고요. 공연의 경우 시공간의 제약이 많기 때문에 책이나 영화 등에 비해 서사는 약한 부분이 있지만 그 아날로그적인 멋이 강렬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로 글을 쓰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방송은 정해진 시간이 있고 틀이 있기 때문에 취재한 모든 걸 담아낼 수 없거든요. 같은 아이템이라도 신문 기사보다 분량도 적고요. 지금은 방송 기사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할 수 있지만, 방송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지던 시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남겨 두고 싶어서 칼럼을 쓰고 책을 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칫 단순한 관람으로, 단편적인 기사로, 색다른 경험으로 흩어질 수 있는 기록을 엮은 책을 이번에도 출판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말과 글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절 계속해서 쓰게 만드는 것 같아요. 공연이든 유럽의 페스티벌이든 혼자만 알고 있기는 아까워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거죠!

  

9. 현재 공연 시장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흐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람, 그리고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공연 시장에서 불변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경우 뉴욕 버전은 대극장에 맞게 현지에서 제작된 공연이라 보지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소극장에서 소박하게 공연된 3인극입니다. 가까운 미래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들이 주인공이고, 로봇에게는 결여된 것으로 인식되는 ‘감정’을 장착하고 역으로 인간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에요. 배경은 미래고 등장 캐릭터는 로봇이지만, 결국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제가 <30일밤의 뮤지컬>에서 다룬 뮤지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배경, 국가와 시대가 달라도 결국 남녀 간의 사랑, 인류애, 꿈, 선과 악, 정체성, 상처와 아픔, 방황과 고뇌 등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심지어 캐릭터가 동물인 <라이온 킹>과 <캣츠>마저도요. 그런가 하면 이들 무대에는 컴퓨터그래픽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에 여전히 매일 분장을 하고, 같은 대사를 읊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사람이 동물을 표현하느라 신체 훈련을 받고, 난쟁이가 되느라 무릎을 꿇고 다니고, 한 명의 배우가 계속해서 분장을 바꿔가며 여러 단역을 연기하기도 합니다. 참으로 비효율적인데 그게 공연의 매력이죠.


무대를 표현하는 수많은 기술과 장치는 앞으로도 시대에 맞게 달라지겠지만,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는 이유는 변함없이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사람의 깊고도 은밀한 내면과 그걸 담아내는 색다른 아날로그 감성일 겁니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초대석 사회

연극 <유럽 블로그> 관객과의 만남 사회


10. 앞으로 본인의 무대에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갈 숙명여대 학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대학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저 자신을 믿고 미친 듯이 달려볼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생각은 많은데 고민만 하느라 아무런 노력도 하지 못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운 시절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을 잘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찾았다면 자신을 믿고 열심히 달려보는 거죠. 어떤 목표 지점에 닿을 수도 있고 닿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생각이나 고민에 머물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아직 자신의 무대에 올릴 작품의 주제를 찾지 못했다면 충분히 방황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뒤돌아보니 모든 과정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방황하느라 제자리에 머문 20대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문화예술과 더욱 친해졌고, 감정의 수용체가 다양해져서 인터뷰할 때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후엔 덜 후회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매 순간 충만하게 경험하고, 힘들면 잠시 쉬어 가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서예린(문헌정보학과 24), 이세은(독일언어문화학과 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