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 전문가로 거듭난 '토종' 한국인, 델 테크놀로지스 인사팀 최희재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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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4-09-11
- 델 테크놀로지스 인사팀 최희재 동문(영어영문학부 06) 인터뷰
'Late Bloomer' 즉, 천천히 빛을 보는 사람. 최희재 동문(영어영문학부 06)이 스스로를 표현한 단어다.
삼성물산과 맥킨지에서 인사 경험을 쌓던 그는 유학을 결심하고 미국 코넬대학원에 입학했다. 졸업도 취업도 남들보다 조금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결국 '토종' 한국인으로선 드물게 세계적 IT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본사에 입사하는 성과를 냈다. 빠르지 않았지만, 활짝 핀 최희재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06학번 최희재입니다. 저는 삼성물산에 입사해 인사 업무를 맡았고, 이후 더 글로벌한 환경에서 업무를 해보고 싶어 컨설팅 회사 맥킨지로 이직했습니다. 맥킨지 재직 중 미국 유학을 결심해 현재는 텍사스 오스틴에 거주하며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본사 인사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2. 동문님이 유학을 결심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인사 실무를 많이 경험했는데 관련 지식을 배운 적이 없어서 제 의사 결정이 합리적인지, 이론적으로 맞는지 궁금했습니다. 인사라는 학문을 배우고 이해하면 제 경험과 만나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미국 코넬대학원 노사관계 프로그램 MILR(Master of Industrial and Labor Relations)을 알게 돼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3.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코넬대학원에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된 교내 프로그램이 있나요?
영어영문학부는 특성상 강의가 한국어와 영어로 모두 진행되는데, 저는 일부러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골라 들었습니다. 그 점이 미국 대학원 수업을 듣는 데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또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미국 올랜도 디즈니 월드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는데 이러한 해외 교류 프로그램이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4. 타지 유학 생활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특별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쭉 자랐거든요. 흔히들 ‘토종 한국인’이라고 하죠(웃음). 2019년에 미국에 와서 이제 5년이 됐는데도 사실 여전히 제 모든 삶의 터전이 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힘든 점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크죠. 가족들하고 엄청 가까운 편이기 때문에 많이 보고 싶고, 친구들과 맛있는 한국 음식이 그립기도 하고요.
5.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요?
저는 델 테크놀로지스 본사 인사팀 안에서 Global Compensation(글로벌 보상) 팀 소속으로 임직원 처우 개선, 연봉 책정 등 업무를 합니다. 국가별 인플레이션이나 동종 업계 회사의 급여 처우를 분석해 우리 임직원들이 경쟁력 있는 급여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고, 업무별/직급별로 급여 기준표를 산정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매해 임직원 연봉을 책정하는 업무도 담당합니다. 또한, 델 테크놀로지스 임직원이 근무하는 84개 국가의 노동법을 확인해 기준에 맞는 국가별 급여 정책을 확립하는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6. 이 회사와 직무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새로운 일을 좋아하고, 자유롭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어 IT 쪽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석사 첫 학기에 델에서 인턴십 관련 취업 설명회를 나왔는데 로테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저는 미국 근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단기간에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면서 지식과 문화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로테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에 취업하고 싶었거든요.
다음 해 여름 인턴십 이후 정규직 전환이 됐고, 졸업 후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3년 동안 총 3개 부서에서 근무했는데요. 그중에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과 인재상을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재의 팀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7. 국내와 해외 기업을 모두 경험했는데, 근무 환경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처음 미국에 와서 일을 시작했을 때 가장 놀랐던 건 모두가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이었어요. 아직 정확히 구체화한 의견이 없음에도 우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임원과 매니저분들이 저의 문화가 다르다는 걸 이해해 주셨어요. 미팅에서 무조건 손을 들고 이야기해 보는 미션을 스스로에게 줘보라는 팁을 주셔서 많은 연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8. 최근 해외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취업 과정 중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해외, 특히 미국은 네트워킹이 정말 중요해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과 직접 소통해 연결고리를 만들고, 추천을 통해 취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미국에 전혀 인맥이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플랫폼이나 유학 생활을 했던 코넬 대학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커넥션(관계)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미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링크드인을 이용해서 관심 분야에 있는 분들께 15분 정도라도 대화할 수 있는지 여쭤보고, 제 이력서를 보여주며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했어요.
9. 해외에서 꿈을 펼치고자 한다면 대학 시절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관심 있는 국가의 언어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영어영문학부를 졸업했으니 원래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정말 토종 한국인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어 회화 학원을 3년간 매일 꾸준히 다녔어요. 또한, '미드'(미국 드라마)에 영문과 한글 자막을 동시에 띄우고 모르는 문장을 암기한 뒤 이후에 영문 자막만 보는 식으로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유학을 준비한다면 졸업 후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은지 미리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 커리어를 이미 밟고 있는 선배님들이 있을 테니 그분들께 적극적으로 연락해서 미리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10. 동문님께 숙명여대는 어떤 의미인가요?
상투적으로 들리실 수도 있지만 숙명여대는 정말 제 숙명 같았어요. 저희 할머니께서도 숙명여대를 졸업하셨고 저희 언니 역시 숙명여대 출신이라 자연스럽게 저도 숙명을 선택했거든요. 학생회와 교환학생, 인턴십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무엇이든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진취적인 마인드를 배웠어요.
숙명여대에서 평생 멘토이신 이형진 교수님을 만나기도 했어요. 아직도 가끔 연락드리며 해외 생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해요. 학창 시절 자주 교수님 사무실에 가서 과제가 많다고 투정 부렸던 것처럼요(웃음). 제가 학교 다닐 때 가장 좋아했던 것이 바로 우리 학교 슬로건인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부드러운 힘이 세상을 바꿀 강한 리더십이 될 수 있음을 믿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 목표를 가지고 평생 숙명과 함께하는 인생을 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1. 꿈을 위해 고민하고 있을 숙명의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스스로를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라고 이야기해요.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았는데 모두 조금씩 늦게 한 편이거든요. 교환학생과 디즈니 인턴십도 막 학기에 가까워져서 다녀왔고 졸업도 늦게 했어요. 취업도 빠르게 한 편은 아니었고요. 하지만 저는 모두의 인생에 자신만의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해요. 혹시나 지금 무언가를 도전하기에 너무 늦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꼭 도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김선형(정치외교학과 22), 송희재(중어중문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