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서사 입히는 K-POP 안무가 박정현 학생 "사소한 동작 하나에도 의미 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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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6-05-21
- 안무가 박정현 학생(데이터사이언스전공 23) 인터뷰
음악의 감각과 이미지를 몸의 언어로 풀어내는 안무가 박정현 학생(데이터사이언스전공 23). 코로나로 유학의 꿈을 접고 우연히 들어선 댄스 수업에서 해방감을 경험한 그는, 이제 K-POP 무대에서 표현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이돌그룹 킥플립과 함께 음악 방송 1위의 기쁨을 누리고, 키빗업의 데뷔 무대도 함께했다.
안무 창작물의 권리 보호를 고민하며 데이터사이언스전공을 선택한 그는 기술과 예술의 접점에서 자신만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동작 하나에 의미를 담고 움직임에 서사를 입히는 박정현 학생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데이터사이언스와 문화예술기획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박정현입니다. 최영준 안무가가 이끄는 'TeamSame'(팀세임)에서 댄서, 안무가, 퍼포먼스 디렉터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박정현 학생은 '코레오그래피'를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는데요. 먼저 '코레오그래피'가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코레오그래피(Choreography)'는 특정 장르의 움직임에 얽매이지 않고, 복합적인 요소로 이뤄지는 안무 형태의 춤입니다. 독립된 장르라기보다는 '짜인 춤'을 통칭하는 하나의 스타일이라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보통 댄스 경연 프로그램 속 즉흥 경연을 제외한 퍼포먼스가 코레오그래피에 포함됩니다.
보통 사람마다 음악을 듣는 방식이 다르거든요. 그 청각적 요소가 그려내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몸으로 시각화하는 게 춤이자 안무라고 생각합니다.
3. 처음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내 대학에 진학해야 했어요. 바뀐 목표에 맞추려니 도무지 흥미가 안 생기더라고요. 공부에 지쳐갈 때쯤 춤을 배우러 오픈 클래스에 찾아갔고 '이런 게 운명일까' 싶은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에 따라 같은 동작이라도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어요. 꾸며진 모습을 살고 있다고 느낀 저에게 강력한 표현 수단이자 해방처럼 다가왔어요.
4. 춤에 관심이 있는데 대학에서 데이터사이언스전공을 선택했어요. 어떤 이유였나요?
안무에는 저작권이 없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느꼈어요. 안무가의 처우 개선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선 기술적으로 특정 안무가 기존 안무와 얼마나 유사한지 구분하고, 기존 안무를 어떤 기준으로 데이터화할 수 있을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숙명여자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전공에 편입학하게 됐습니다.
5. 재학 시절 경험 중 안무 창작과 업무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주로 걸어 다니면서 곡을 듣고 안무의 흐름을 떠올린 후에 연습실에서 동작을 구상하는 편인데요. 우리 학교에 여유롭게 걷거나 멍때리며 앉아 있을 만한 예쁜 공간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강의실에서 창문 밖으로 남산타워를 바라보며 안무를 구상한 시간이 많았어요.
문화예술기획 전공 수업과 비교과 프로그램도 업계의 다른 직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저는 엔터 직무 전반에 관심이 많던 시기에, 실무자들에게 직접 배우고 실습할 수 있는 '재맞고'*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연예 업계 전반의 업무를 이해하고 각 직무가 무엇을 우선하며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지 배울 수 있었어요. 현재는 프로젝트 경영과 커뮤니케이션도 담당하고 있어 각 담당자들과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소통할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재맞고: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운영하는 고용노동부 재학생맞춤형고용서비스 사업.

6. 그룹 킥플립의 <눈에 거슬리고 싶어>와 최근 데뷔한 키빗업의 <KEYVIYUP> 안무 제작 과정에도 참여했는데, 여기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안무 제작을 돕고 멤버들을 가르치며 무대에 오르기 전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역할로 참여했습니다. 킥플립의 작업에서는 곡의 서사에 맞춰 미련의 감정과 브릿지 이후의 벅찬 분위기가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도록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한 키빗업은 자유로운 힙합의 멋과 케이팝 정석의 칼군무가 조화를 이루고 퍼포먼스 강자로 보일 수 있도록 애정을 쏟았습니다.
7. 참여한 작업이 좋은 성과와 반응으로 이어져 더욱 뜻깊었을 것 같아요.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킥플립 안무는 제가 팀에 들어와서 처음 참여한 보이 그룹 안무인데요. 두 번의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해 더 영광이었습니다. 댓글을 보니 '가려지는 멤버 없이 안무 덕분에 각자 파트에서 더 빛난다'며 팬들의 반응이 좋아 더 뿌듯했습니다.
키빗업은 아티스트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뿌듯했습니다. 매 순간 열심히 노력해준 멤버들이 꾸준히 성장해서 무대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에 울컥했던 기억이 납니다. 킥플립과 키빗업 멤버 분들, 그리고 함께할 기회를 주신 팀세임과 지윤환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요.
8. 그렇다면, 박정현 학생만의 안무 스타일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곡의 분위기를 충실히 표현하고 음악적 요소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사소한 동작 하나에도 의미를 담으려는 노력이 안무의 최종 퀄리티를 결정짓는 다고 믿어요.
또한, 대중적인 동작을 남다른 리듬으로 풀어내 저만의 음악 감상 방식을 춤에 투영하는 신선함을 추구합니다. 현재는 밴드 음향이나 힙합 리듬의 곡에서 제 색깔이 잘 나타나는 편이고, 특히 리듬이 적절하게 변주되는 형태의 안무를 이상적인 방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9. 케이팝 안무 작업에서는 다양한 관계자와 협업할 텐데요.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입니다. 댄서, 안무가, 퍼포먼스 디렉터는 비슷해 보이지만, 협업 대상과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플레이어로 춤을 추는 댄서일 때는 디렉터가 원하는 방향을 정확히 몸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디렉팅을 최대한 정확히 수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안무가는 아티스트와 회사, 팬의 요구를 고려하며 본인의 해석과 회사의 방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수업을 할 때는 디테일을 이해시켜 아티스트가 스스로 빛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퍼포먼스 디렉터는 안무계의 A&R처럼 전체 방향성을 설정하고 안무가를 선정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따라서 유연한 소통 능력과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추진력이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10. 안무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음악을 어떤 움직임으로 표현할지는 결국 취향의 영역이에요. 대중이 어떤 안무를 좋아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어요. 때로는 내가 생각하는 안무의 방향을 소신대로 밀고 나가야 하고, 때로는 회사 요구에 맞춰 조율해야 할 때도 있어서 상황에 맞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여러 방식을 시도하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다 보면 점차 극복되는 것 같습니다.
11. 안무가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도전해 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평소 협업을 꿈꾸던 아티스트들과 안무를 제작하며 시너지를 내고 싶습니다. 한 아티스트의 성장 서사를 함께 구축하는 퍼포먼스 디렉터가 최종 목표입니다. 제 디렉팅을 통해 음악적 요소가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구현되는 무대를 완성하는 것이 지향점입니다. 향후 아티스트들로부터 "이 안무가와 함께라면 특별한 무대를 꾸밀 수 있겠다"라는 확신과 신뢰를 얻는 안무가이자 디렉터가 되고 싶습니다.
12. 마지막으로, 안무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와 같은 길을 가는 학우분들뿐만 아니라 저 자신에게도 "너의 색을 잃지 말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K-POP 안무와 콘텐츠가 무한히 쏟아지는 만큼, 안무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때가 많아요. 밤을 지새워 일만 할 때도 많고,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기계적으로 안무를 만들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요건 속에서도 여전히 춤을 사랑하고, 때로는 나의 색이 짙게 묻은 안무를 고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해서 꼭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4기 김혜원(법학부 23), 25기 정민이(영어영문학부 25)
정리: 커뮤니케이션팀



